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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세권익 제11회 국민건강마라톤
내가 이런 최악의 마라톤은 처음 달려본다. 이제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마라톤 참가 안한다.
신경섭  seop8258@kbs.co.kr 2016-09-26 892

개인적으로 2016년 가을 시즌을 여는 2016년 9월 24일 제11회 납세권익 국민건강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부푼 마음으로 신청을 했다.

그리고 9월 24일 토요일 아침 평소 기록대로 달리리라 마음먹고 도착한 행사장은 왠지 모르게 썰렁~~ 대충 코스별로 달림이들이 많지도 않고, 대회와 관련한 물품도 현장지급,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별도의 홈페이지가 없이 토요마라톤에 뭉뚱그려 모아놓은 국민체육진흥협회 주관의 대회였다.

아마도 납세권익 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것으로 보아 국세청에서 주최 내지는 스폰서를 할 것이라 예측을 하긴 했으나 대회의 준비와 진행이 그야말로 엉망진창 이었다.

우선 행사장 안내가 지도 등도 없이 동영상 하나 달랑 올려놓아 잠실 종합운동장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 찾기도 힘들 뿐더러, 물품지급도 현장지급으로 택배비를 아끼려는 주최측(국세청?? 국민체육진흥협회??)의 의도는 그렇다쳐도, 기본 기념품도 없이 기념품이 필요하면(등산 스틱, 모자, 그리고 다른 하나) 돈을 내고 사라는 식의 장사꾼 기질이 농후한 행태로 보아 '국민건강마라톤' 은 흥행을 위한 슬로건에 불과할 뿐이었다.

어쨋든 9시 출발한 주로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1km 마다 거리를 안내하고 또 21km 반환점 까지는 그런대로 물 보급도 다른 마라톤과 마찬가지로 5km 마다 해주고는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반환점을 돈 이후부터 10km 물공급 지점까지가 문제였다. 잘 아시다시피 이날 기온은 11시를 넘어서면서 급격히 높아졌도 달림이들은 상대적으로 좀 더 자주 많은 물을 필요로 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의 5km 구간마다 급수를 맞추다보니, 반환점을 지나서는 27km, 32km, 37km 처럼 어떤 구간은 거의 7km를 가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나중에 들으니 하프코스 반환점 까지는 2.5km 마다 물공급대를 마련하고 급수를 했다고 한다.

물론 5km, 10km, 하프를 달리는 모든 달림이들이 급수를 필요로 하고 해서 배치를 했다고는 하지만 풀 코스를 달리는 사람들이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함에도 어떤 경우는 마른 목을 움켜쥐고 7km를 가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무리 아마추어 주관사에서 주관했더라도 이보다는 더 나았을 것이다. 좀 더 무리하고 힘든 사람들을 배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달리는 내내 '국민건강마라톤' 이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건강을 증진시키기 보다는 뙤약볕 아래서 달리다가 심장마비나 탈수증, 저염분증 이라도 일으키라는 심보인지 '국민건강' 이라는 말이 대단히 잘못 사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컸다.

또한 만약을 대비해 준비한 의료진도 문제였다.
이처럼 덥고 물 공급도 부족한 상황에서 배치된 앰뷸런스는 10km 지점과 풀 반환점 단 두대가 고정돼 있고, 의료진 마크를 달고 주로를 다니는 요원은 딱 한 명을 볼 수 있었다.

도대체 심장마비나 탈수증 등을 일으키려면 알아서 버티다가 앰뷸런스가 배치돼 있는 곳에서 일으키라는 것인지 정말 가지가지 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들 앰뷸런스는 마지막 주자들이 골인하기도 전에 골인을 해 뒤처진 진짜 도움이 필요한 달림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었다.

그리고 화룡점정은 골인한 후 물 한 병을 더 달라 했더니 '부족할 수 있어 못주겠다'는 답변이 들어왔다.
할 수 없이 '뒤에 사람 알게 아니고, 물이 부족하면 대회 주최측에 더 공급해달라고 해야지 못준다는게 말이 되느냐??' 라고 호통을 쳤더니 그제서야 물 한 병을 더 건네준다.

자원봉사 학생들은 날 이상한 사람으로 봤을 것이다.
그들은 더운 날씨에 간신히 골인한 내 몸 상태와 기분을 모를테니까??

아무튼 이번 '납세권익 국민건강 마라톤' 은 국민들 주머니를 악착같이 털어가려는 국세청과 달림이들은 죽든 말든 돈이나 아껴 남겨먹으려는 국민체육진흥협회의 맨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다시는 이런 마라톤 참가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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